천의 섬은 마음만 먹는다면, 생각보다 방문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마음이라는 것 자체가 쉽게 이룰 수 없기에 어렵다. 특히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지 않아 배를 타야 하고 가는 섬들은 특히 더 어렵다. 태어났을 때부터 인천 사람, 부모님 두 분도 다 인천 사람, 3대째 인천에 살아가고 있는 인천토박이로서 그동안 다른 이들보다 인천 섬에 더 많이 가보았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천토박이도 방문하기 어렵고, 방문하고 싶은 인천 섬이 2개 존재한다.
과연 그 2개의 섬이 어디인지 말해보자면, 첫 번째 섬은 인천 서구에 있는 세어도다. 세어도는 서구청 홈페이지에서 세어도로 향하는 행정선 티켓팅에 성공해야만 방문할 수 있어 어려움이 존재한다. 일정을 맞추기도 어렵고, 티켓팅도 어려워 언젠간 방문하고자 항상 다짐하고 있다.
두 번째 섬이 바로 팔미도. 무더운 여름의 더위가 가시지 않았던 8월의 여름날 인천그래퍼 멤버들과 유람선은 탔지만, 팔미도를 보지도 못했던, 입도는 당연히 못했던 바로 그 신비의 섬 팔미도이다. 사실 팔미도는 팔미도 유람선을 예약하면 쉽게 방문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군사 보호구역으로 일반 관광객은 입도조차 불가능했던 섬이다.
인천그래퍼 팀을 대표하여 가을의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10월! 드디어 팔미도 입도에 성공했다. 팔미도 유람선은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연안부두 해양광장에서 붕어싸만코를 닮은 금색의 금어호를 탑승하면 된다.
팔미도는 현재 유인도는 아니지만, 유인도인 섬이다. 일반 주민들은 거주할 수 없는 섬이지만, 군부대와 팔미도의 등대와 경관을 위한 기관 소속 직원들이 현재 거주 중이기에 유인도는 아니지만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이다. 팔미도로 향하던 뱃길은 수많은 인천의 갈매기들이 배를 따라오며, 함께 팔미도로 향하게 된다. 갈매기들의 끼룩끼룩 소리, 요동치는 파도의 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덧 저 멀리 백색의 등대가 보이기 시작하며 팔미도가 나타나게 된다.
그렇게 팔미도에 입도하게 되면, 한정된 인원으로 출발했던 유람선 탑승객들만의 프라이빗한 팔미도 입도 시간이 시작된다. 팔미도 등대로 향하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어느덧 한국 최초의 등대, 팔미도 등대의 작지만 웅장한 모습을 두 눈에 담을 수 있게 된다. 팔미도 등대에 정신 팔려 사진을 찍다 보면 어느덧 인천의 흔한 풍경인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 여기도 인천이지!’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더 하게 된다.
팔미도 등대의 아름다운 모습을 살펴본 후 다시 인천 육지도 돌아가기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사람의 흔적에 때 묻지 않은 팔미도 자연 숲길을 거닐다 보면 서해의 갯벌 같지 않은 푸르른 빛의 바다에 다시 한번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그리고 선착장으로 돌아가면 저 멀리 존재감을 절대 숨길 수 없는 황금빛! 붕어! 싸만코! 금어호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다시 금어호에 탑승하여 육지로 돌아가다 보면 어느덧 아침에 떠 올랐던 둥근 해가 K직장인과 같이 빠르게 바닷속으로 숨는 인천 앞바다에서 일몰을 즐길 수 있다.
그동안 방문했던 인천의 모든 섬은 정말 아름다웠지만, 특히나 팔미도는 때 묻지 않은 자연경관, 그리고 한정된 인원만 방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연의 모습을 더 가까이서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보물 같은 섬이다. 누군가, 인천에서 어떤 섬을 가는 게 좋은지 물어본다면 고민 없이 팔미도! 라고 답하지 않을까? 오늘도 생각한다.
Ps. 팔미도 입도를 혼자 하기에는 아쉬워 다른 인천토박이 출신인 엄마 친구 딸, 아빠 친구 딸 언니들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저도 그들도 모두 인천토박이였지만, 팔미도에서 정말 특별한 인천을 경험하고 만날 수 있었답니다 :) |